15년 정도 테일러메이드 피팅전문점으로 커스텀 클럽을 판매하면서 올해처럼 지속적인 질문을 받기는 처음입니다.  판매량이 적은 저도 일반 고객과 똑같이 거의 같은 가격으로 동일한 절차를 통해 주문을 하고 클럽을 받아 사용하다보니 '들은 얘기' 위주로 답변을 하게되고 결과적으로 '틀린' 정보를 전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때그때 정정하여 무슨 큰 문제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이번 신제품 출시에 따른 질문의 완결편(?)이 될 "너는 뭐쓰니?"에 대한 답을 위해 몇자 적어봅니다.

 

점점 모르는 것만 많아진다 생각을 하게되고 클럽들은 광고를 통해 보다보면 안사면 손해볼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난 클럽피팅을 하니 다 쳐봐야 맞다 싶은 합리화 등등에 따라 올해는 진짜 다 주문을 했습니다.  골프룰을 정확히 지키고 있는 성능에서 차이가 있으면 안되는 헤드들이지만 보기에도 다르고 타감도 다르고 소리도 다르고 뭐하나 같은게 없는 세가지 헤드를 실내에서지만 며칠동안 고심하면서 쳐봤습니다.  그러면서 당연히 올해 사용할 샤프트도 이것저것 확인해봤습니다.

 

작년에는 스탤스2 헤드에 데이토나 LS와 텐세이 1K 화이트를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필드에 두 샤프트를 가지고 가면 '나의 실력' 정도는 불안하지 않게 칠 수가 있었습니다.  둘 다 잘되는 날이 없다는게 신기하지만 그게 실력일테고 그래서 두개 가져가는거니까!

 

올해는 아 진짜 희안하게 바뀌었습니다.  우선 샤프트는 현재까지 텐세이 1K 블루를 사용하는 것은 윈픽입니다.  데이토나 LS와 비교하여 가격과 가우는 떨어지지만 가성비와 가능성 면에서는 일단 좀 더 맘이 편하다는게 좋았고 끝까지 경쟁했던 샤프트는 WS 였습니다.  아마 두 샤프트를 올해는 다 가지고 다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1K 화이트는 배신한 적이 없어서 당분간은 고민 좀 할 듯 합니다.

 

헤드는 우선 LS는 배제키로 했습니다.  물론 내가 10m 페이드를 쳐야하는데 내 실력에 5m도 못만들어내는걸 이 헤드의 도움으로 거의 8~10m 페이드를 만들 수 있다 ... 뭐 이런 스토리의 실력이라면 당연히 써야겠죠.  그런데 조기까지만 가면 된다 정도의 실력인지라 거기까지 가는 길이 험난한 헤드는 일단 제외입니다.

 

Max와 일반 두 헤드가 남았는데 둘 다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 헤드는 지금까지 쓰던 스탤스2의 타감 업그레이드라 할 수가 있고 타이밍에 대한 고민이 하나도 없는 헤드입니다.  최소한의 변화로 조금더 좋아졌다는 성능의 덕을 언젠가 어디선가에서는 볼 수 있겠다 싶어 안심이 됩니다.

 

Max는 그리 원하던 조금 짧은 드라이버를 커팅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이게 기술력이라는데 헤드 흔들림이 정말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더 좋냐?  설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슬리퍼 신고 뛰다가 운동화 신은거지 달리기 실력이 어디 가는게 아닌데 그 기록 차이를 가지고 경사날 정도로 골프를 대충대충 대하면서 산 사람은 아니어서 좀더 똑바로 좀더 멀리 간다고 해도 내 실력이 늘어서 그런게 아니면 뭐 그리 큰 감흥도 이젠 없습니다.

 

그럼 어떤헤드??  정말 불쌍하고 희안하게도 짧고 살짝 무거운 Max가 좀 더 빠른 헤드스피드를 보였습니다.  이게 3번 우드가 드라이버만큼 나가는 불쌍한 경우와 비슷한데 아마도 비과학적인 해석을 해보면 운동신경이 불쌍한 수준이어서 눈으로 본 공을 손으로 정확히 못 치나 봅니다.

 

무거운 헤드때문에 어쩌나??  괜찮습니다.  똑같은 샤프트를 써도 일반보다 헤드 깊게 내려가 1/4인치 짧아진 길이가 무거운 헤드감을 많이 없애주고 있고 웨지 샤프트는 길게 써도 3번 우드를 길게 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짧아진 드라이버가 주는 편안함이 좀 더 사용해보고픈 마음이 들게 만드네요.  일반 Qi10은 다시 휘둘러보면 언제든 역시 이거지 하는 느낌을 주고 있어 시즌 중에 맘이 획 변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올 봄은 Max로 시작하여 10K 광고가 허위가 아님을 몸소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런 변화가 하나도 없이 신제품을 맞는다면 그게 더 웃기는거겠죠.  늘 조금 달라서 그래서 좋다는 느낌을 받고 싶은게 해마다 클럽을 새로 사는 우리의 바램 아닐까요?

 

20년 동안 어떤 클럽 쓰냐는 질문은 정말 달고 사는 질문이었는데 이에 대한 답을 써보긴 처음이네요. 그래도 뭐 쓰다보니 나쁘지 않네.  설명하기도 편하고.

 

늘 보다 즐거운 골프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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