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의 그루브에 대한 규제가 생긴 후로 낮게 날아가 착! 하고 서는 샷을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고 샤프트 회사마다 특별한 웨지 샤프트를 출시하고 있다.   그 모든 샤프트는 High Spin Low Launch 라는 컨셉으로 마디에 변형을 주기도하고 강도를 바꿔서 내기도 하고 여러가지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웨지샤프트는 '8번 아이언 샤프트' 이다.

 

이도 거의 15~20년 사이에 트루템퍼 직원에게서 처음 듣고는 살짝 놀랐었는데 우리가 보는 샤프트 라벨에 웨지플렉스라 써 있는 모든 샤프트는 그냥 8번 아이언 샤프트라는 것이다.  잊을만 하면 듣고 또 잊을만 하면 듣는데 센터를 방문하는 손님 중에도 웨지 샤프트를 8번으로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오늘 또 그런 일이 있어서 살짝 길어지더라도 몇 자 적어본다.

 

우선 그림을 하나

 

트루템퍼 다이나믹골드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그림이다. 여기 아래 숫자들을 보면 Raw shaft length라 하여 41부터 37까지 아래로 써 있는 숫자가 있다.  이게 우리가 새 샤프트를 주문하면 보내주는 샤프트의 길이인데 41이 1번 샤프트다.  하나씩 내려가다보면 9번이 37인데 그걸로 끝이다.  그럼 pw부터 웨지들은 뭘 쓰는가 하면 그냥 9번 아이언 샤프트를 쓴다.  이렇게 쓰는 모델이 KBS 가 있고 다른 대부분의 샤프트는 9번과 PW 샤프트가 구분되어 나와서 좀 다르다.  

 

그럼 SW에 37인치 샤프트를 넣어야하는데 8번을 쓴다고 하면 37.5인치 샤프트를 쓴다는 것이다.  사실 이거 아닌데 그냥 일단 넘어가자.

 

벌써 강산이 두번 바뀌어서 트루템퍼의 다른 사이즈 다이나믹골드 Parallel Tip 샤프트는 스팩이 다음과 같다.

 

이거 구분은 얼마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면 될 듯 한데 아무튼 이 샤프트는 41인치 하나로 만들어서 알아서 잘라 쓰라는 샤프트다.  막 자르는게 아니고 회사에서 가이드라인을 하나 줘서 그걸 참고해서 일은 만들어 하면 된다. 

 

요게 그 가이드다.  이게 문제가 생겼는데 예전에는 7번 아이언이 2.5인치 잘라 쓰는거였고 정말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9번과 PW 가 다르게 나오면서 Taper Tip 샤프트에서 9번과 PW를 한 샤프트로 쓰는 것과 모순아닌 모순이 생겨버렸다.  그럼 여기서도 8번 아이언 샤프트로 하려면 3.5인치를 커팅해서 써야하는 건가?

 

또 하나 얘기해야할 샤프트가 프로젝트 엑스의 Flighted 라는 샤프트다.  이를테면 S 강도 아이언 한세트를 만드는데 R과 X까지 써서 세가지 다른 강도의 샤프트로 S강도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혼합형 샤프트 세트를 Flighted 라고 한다.  롱아이언은 X강도 샤프트로 숏아이언은 R 강도 샤프트로 미들은 원래대로 S강도 샤프트로 만들면 전체가 S 강도가 되면서 롱아이언은 하이탄도 미들아이언은 미드탄도(?) 숏아이언은 로우탄도를 만들어내는 조합이 Flighted 다.

 

여기까지가 준비운동이고 이제 8번 웨지 샤프트를 설명하도록 하자.

 

High Spin Low Launch 샤프트를 8번 아이언 샤프트로 할 때는 강도를 한단계 위 샤프트를 쓰는게 맞다는게 현재 다수의견이고 그런 테스트를 한 자료를 본 적이 있다.  애석하게도 X 강도를 쓰는 사람은 더 위에 샤프트가 없어서 만들 수가 없다.  그럼 이건 Flighted와 정반대로 서로 맞지 않는 얘기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바로 한번호 위의 샤프트를 쓰는 것이다. 

 

S300을 기준으로 만들어보면 X100의 8번 아이언샤프트인 37.5인치 샤프트를 써서 만든 후 강도를 측정해보면 사실 조금 강하게 나온다.  그런데 그 강도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출발할때 각도를 낮게 하고 볼이 페이스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줄여줘 스핀량도 더 많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을 한다.

 

그럼 그냥 S300 8번 아이언 샤프트를 쓰면 9번(PW) 샤프트를 쓸 때와 결과가 거의 비슷하고 구분하기도 어렵고 7번 아이언 샤프트를 쓰면 오히려 탄도가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고 스핀량도 줄어들어 버린다.  완전 반대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샤프트가 7번부터다.

 

우리나라에서 다이나믹골드를 주문하면 애석하게도 만든 사람의 의사와는 달리 37인치를 pw에 37.5인치를 9번에 써서 2번 아이언까지 만들면 1번 아이언은 샤프트가 없는 현상이 생긴다.  물론 1번 2번 아이언을 요즘 누가 쓰나!  그래도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8번 샤프트라고 하면 사실은 7번 샤프트인 셈이라 이걸 그대로 웨지에 사용하면 High Spin Low Launch가 아니라 Low Spin High Launch 웨지를 만들고 있는게 된다.  강도라도 하나 올려서 8번을 쓰면 그나마 타감이라도 맞춰지지만 이건 정말 이도저도 아니게된다.

 

위험한 피팅 이야기다. 사실 다시 트루템퍼에 확인하기도 이젠 귀찮고 그새 샤프트가 바뀐건지 아니면 무슨 원칙이 바뀐건지 370팀 샤프트는 9번과 PW를 다르게 커팅해서 쓰라하니 내가 완전 딴소리 하고 있는 걸 수도 있지만 그래도 20년 경험과 지식인데 나를 믿고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8번 샤프트를 웨지에 쓰는건 참아 달라.

 

그런데,  재밌는건 우리가 너무 못쳐서 사실 뭘 쳐도 공이 안서긴 마찬가지라 사실 약한 샤프트를 써서 무거운 헤드가 조금 더 움직여 탄도라도 높아지면 오히려 공이 더 빨리 서는 .... 미스의 미스는 굿샷이 되는 ....

 

웃기지만 슬프게시리 나는 그래서 웨지에 그냥 8번 샤프트도 쓴다.  완전 다 알고도 뭐라도 되라는 식으로 약하게 8번 샤프트를 쓰는데 이게 우리나라 8번은 사실 7번 샤프트라서 나는 웨지에 그냥 7번 아이언 샤프트를 장착해서 잘 쓰고 있다.  세상에 얼마나 못치면 하지말라는걸 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건지.  

 

그러니 이글을 다 읽은 분들은 웨지 샤프트로 고민 하지 말고 웨지 샷을 고민했으면 한다.  사람들이 내가 드라이버를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면 혀를 찬다.  웨지 샤프트도 사실 X강도와 S강도 8번 샤프트 다 있는데 어떤 쪽이 내게 더 유리한지 20년째 결과를 가지고 찾아내기가 어렵게 뒤죽박죽이다. 

 

투어에서 실제로 골프에 인생을 건 많은 선수들은 웨지 플렉스 자체를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99프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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