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 중 누가 더 자주 그립을 교체할까요? 필자는 클럽피팅 일을 하면서 수많은 그립을 교체하였으나 프로선수의 그립을 교체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유는 (1) 프로선수는 클럽을 자주 교체하여 그립을 교체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2) 샤프트 교체 시 그립을 같이 바꾸게 되며, (3) 자신에게 맞는 그립을 선택하여 사용하고 (4) 올바른 그립법과 적절한 악력의 분배가 그 이유일 것이고 또한 무엇보다 (4)그립의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그 이유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어프로에게 지원되는 클럽의 내용을 보면 우드 2세트, 아이언 1내지 2세트, 웨지 3세트가 1년에 지원되며, 미국 PGA 투어프로의 경우 같은 클럽 3세트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샤프트의 교체가 가능토록 지원계약을 하고 있으니 그립이 닳아서 교체하는 프로선수가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 PGA투어 프로 클럽피터가 얘기하기를 2007년 데이터 (확인할 길은 없었으니)에 의하면 투어선수들이 그립 수의 6배 가량의 샤프트를 소비하였다 합니다. 그립 하나에 샤프트가 6개 ... 기회가 있다면 꼭 그 데이터를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아마추어 골퍼는 이러한 지원이 없으니 그립의 선택과 사용에 프로 이상의 관심과 노력을 보여야 함이 너무도 당연하건만 … 안타깝게도 그러한 아마추어 골퍼는 아직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간단히 그립의 선택과 관리 및 교체에 대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그립을 선택할 때 수많은 종류의 그립을 우선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 후 선택하는 것이 편리할 것입니다. 고무그립과 실그립이 그 두 가지 입니다. 표면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이 고무그립이고 작고 얇은 요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실그립입니다. 실그립이 미끄럽지 않다는 것은 특별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고 오히려 새그립이 미끄럽지 않다가 더 맞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립을 잡아보고 그립감이 편안한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선택한 그립은 골퍼의 그립에 맞도록 사이즈를 맞춰 사용해야 합니다. 사이즈가 잘못되었을 경우는 전편에서 설명한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손과 손가락의 사이즈가 기본이겠지만 대부분의 피팅샵은 샤프트를 짧게 자르고 그립을 끼워 여러가지 사이즈를 실제로 잡아보고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그냥 잡아보지 말고 어드레스를 취하여 그립을 잡아보는 것이 보다 올바른 사이즈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하겠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실제 클럽으로 공을 쳐보면서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손의 사이즈는 기본적인 아이디어에 불과하며 골퍼가 직접 스윙하면서 느끼는 편안함이 자신에게 맞는 그립사이즈라 하겠습니다. 자로 재서 바지를 고른다면 바지를 길게 입거나 짧게 입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는 사이즈를 입게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렇게 어렵게 고른 그립은 잦은 손질을 필요로 합니다. 선수들의 캐디가 매번 샷이 끝난 후 그립을 닦고 있는 장면을 우리는 거의 매일 TV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그리는 못하지만 적어도 라운딩 후 또는 1주일에 한번은 손질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니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 ) 방법은 먼지를 닦고 미지근한 물과 중성세재로 그립을 닦은 후 마른 걸레로 물기를 제거하여 말리는 것입니다. 그립을 빤다는 전문용어를 알려드리면 손질방법이 와 닿을까요?
이리 손질을 하더라도 그립은 역시 소모품입니다. ‘감이 전과 같지 않아 …’ 교체 시기는 바로 그때입니다. 이 ‘그때’는 사용하지 않은 새그립일지라도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잡아봤을 때 그 ‘느낌’이 든다면 교체하여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라운딩과 연습이 잦으나 클럽을 매년 바꾸지 않는 골퍼는 매년 교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라운딩과 연습이 잦지 않은 골퍼는 매년 바꿔야 합니다. (라운딩을 하면 캐디라도 그립을 닦지만 그렇지 않음 정말 …)
교체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그립의 선택과 사이즈는 당연히 신경을 써야할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달라지면 그립을 바꾸자마자 ‘새로운’ 중고클럽을 사게되는 것과 같아 또다시 클럽이 낯설어집니다. 따라서, 그립의 이름, 그립사이즈 및 그립의 무게를 적어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립은 모두 같이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닳은 것은 바꿔야 하죠. 굳은 것도 바꿔야 합니다. 그립은 사용하면 닳고 안하면 굳습니다. 새것처럼 보이지만 새것은 아니죠. 일체감은 골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그립의 일체감은 스윙교정보다 실전에서 중요할 수 있습니다.
같은 아마추어 골퍼의 입장에서 그립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해야 하는지를 두 편에 걸쳐 장황하게 설명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지식이 있다 하더라도 역시 한번쯤 피터를 찾아가 보는 것이 앞으로 매년 있을 그립교체를 위하여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보다 즐거운 골프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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