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에 대하여 아마추어 골퍼들이 이해하고 있는 부분을 살펴보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립은 어찌보면 골프 클럽의 작은 구성요소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정교한 지식을 갖고 있는 골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샷을 좀 더 잘하고픈 마음에 자신이 잘 안되는 부분에 대한 '핑계'에 해당하는 지식인 경우가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그립이 작아 훅이 생긴다' 또는 '그립이 커 슬라이스가 난다'였습니다. 그밖에 '실그립이 안미끄러지고 좋다', '메이커 제품은 메이커 그립을 장착해야한다', '손이 작고 굵어 여성그립이 좋다' 등등 정확한 지적도 있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게 그렇게 맞아들어가는 지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립을 교체할 때의 요구 사항은 너무도 단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같은 걸로' 또는 '요즘 나온 걸로.' 게다가, 교체하고자 하는 그립을 보면 샤프트가 보이는 그립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살점이 떨어져 뼈가 보이는데도 아직 움직일만 하다는 이유로 병원을 가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고, 타이어가 터져 움직이면 안되지만 아직 휠이 있으니 살살가보자고 운전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과장된 비유이긴 하지만 클럽피터로서 그정도로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이니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럼 우선, 아마추어 골퍼로서 그립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립 사이즈에 대한 아마추어의 지식은 좀 더 살을 붙여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립 사이즈가 너무 클 때는,
- 당연히 타구감이 떨어지고
- 손목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올바른 손목 롤링을 하기 어려워 푸시(Push) 구질이 나타나며
- 자신도 모르게 얇은 쪽으로 내려 잡게 되어 헤드스피드를 조금이라도 감소시키게 되고
- 너무 내려잡게 되면, 요즘 대부분의 골퍼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길이의 경량스틸 클럽 또는 그라파이트 샤프트 클럽을 쓰는 경우는 무게 밸런스(스윙웨이트)를 떨어뜨려 타점이 부정확해지고 심한 경우 라이각 조정이 필요하게 됩니다
반대로 그립 사이즈가 너무 작을 때는,
- 클럽헤드가 임팩트 시에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하나 이를 단단히 잡기 어려워지며
- 당겨지거나 훅구질이 발생한다 하는 경우는 얇은 그립을 적절한 세기로 잡고 스윙하는 경우 과다한 손목의 롤링을 야기하여 발생하며 (실제 얇은 그립을 적절한 세기로 잡기 어려워 이러한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준비과정에서 약하게 잡았다가 임팩트 전에 다시 힘껏 그립을 잡아 악력의 불균형에 의하여 헤드가 닫히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 대부분의 경우는 너무 단단히 잡게 되어 굵은 그립과 마찬가지 혹은 더 심하게 손목사용이 억제되어 목표방향보다 오른편으로 가는 샷을 야기하게 됩니다
- 그립을 길게 끝쪽을 잡으면 좀더 편안함을 느끼게 되어 나도 모르게 길게 잡게되면, 백스윙 탑에서 클럽을 살짝살짝 놓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이는 오버스윙 후 클럽을 다시 잡고 다운스윙을 시작하는 것과 같이 스윙의 일관성 또는 안정성을 크게 ‘망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립 설명 시 항상 첫머리를 장식하는 말은 ‘그립은 골퍼와 클럽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매개체이다’라는 말일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중요하여 그립에 대해 눈이 번쩍 뜨이게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우리는 이를 한방향으로만 해석합니다. 타구감을 그립을 통해 전달받게 되어 중요하다는 것도 그러하고 그립 사이즈, 재질 등이 그립을 쥐는 세기를 결정한다는 것도 '클럽에서 골퍼'로의 한방향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을 친다는 것은 '골퍼에서 클럽'으로의 의사전달입니다. 골퍼가 의도한 근육의 경직 정도, 힘의 세기, 스윙의 리듬과 그립을 쥐는 악력 등을 골퍼는 그립을 통하여 클럽에 전달하고 클럽은 그 데이터를 가지고 공을 때리게 됩니다. 즉, 그립은 골퍼의 의사를 클럽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유일한 매개체이기도 하니 우리는 그립을 "양방향 의사전달의 매개체"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럼, 이런 복잡한 그립을 우리 같은 일반 골퍼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해야 할까요? 다음에는 그부분에 대한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보다 즐거운 골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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