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식사를 하던 사람들 중에 PGA 프로 세명이 있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6번 아이언 몇 도를 사용하나요?"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는 정말 대단히 '서 있는' 로프트의 아이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피팅을 하는 필자에게는 사뭇 못마땅한 부분이어서 투어 선수들은 어떤 아이언을 사용하는지 궁금하던 참에 질문을 던져본 것이었다.
특정 선수에게 물어본 것은 아니었는데 식사를 하던 세 명이 동시에 21도라고 대답을 하였다. 21도? 필자의 3번 아이언이 21도다. 게다가 그건 어려워서 잘 치지도 않는다. 공이 떠야 뭘 해보지 ...
21도 6번 아이언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
"그건 3번 아이언 ... 아닌가?" 세 명이 이상하다는 듯이 필자를 쳐다보았다. 밥 먹는 것도 잊은채... 그 중 한 명이 질문의 요지를 이제야 알았다는 듯 ... 자신은 자신의 6번 아이언을 측정해 본 적은 없다고 하였다. 다만, 6번 아이언의 임팩트 시 21도의 각을 이루도록 클럽을 피팅하였다고 한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1도가 32도 아이언으로 만들어진다면 32도를 사용하는 것이고, 30도라면 30도를 사용하면 되고 ... 그런 식이었다.
그래야만, 비교적 일정한 거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보다 낮게 또는 높게 공을 치는 것은 골퍼의 몫이고 자신의 가장 일반적인 구질을 가지고 샷을 하였을 때 21도의 각도가 6번 아이언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사하는 바가 .... 상당히 크다. 여태 아이언 번호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상에서 '이건 아닌데..'하며 살다가 아이언 로프트 마저 두번째 고려 사항인 사람들을 앞에 두게 되었으니 ...
클럽을 바꿨더니 거리가 늘었다며 즐거워하는 우리 일반 골퍼들을 참으로 서글프게 만드는 답변이었다. 피팅이 필요한 이유가 이런거구나 .... 하는 맘이 한동안 지워지지가 않았다.
접근 방식이 다르고, 표현 방식이 다르고, 무엇 보다 ... 치는 방법이 다르다! 로지골프 ... 참으로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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